[차상엽의 시선] 그래도, 그래서, 비디오 판독은 필요하다

입력 2015-05-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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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엽 온라인뉴스부 차장

지난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간의 경기에서는 심판 판정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한화 강경택이 5-4로 리드하던 상황에서 9회초 김회성의 내야 땅볼 때 홈을 파고 들었지만 아웃으로 판정됐고 한화는 이에 합의판정을 요구했지만 결국 아웃으로 선언된 것.

당시 경기는 한화가 9회에 한 점을 보태 경기를 5-4로 뒤집은 상황이었다. 강경택이 홈에서 세이프 됐다면 2점차로 달아나 좀 더 여유로운 9회말 수비가 가능할 수 있었다. 강경택의 홈 쇄도는 타이밍상으로는 분명 아웃이었다. 하지만 홈송구를 받은 진갑용 포수가 공을 잡고 태그하기 위해 글러브를 내리는 사이 접전이 이뤄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합의 판정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리플레이 장면을 통해서도 정확하게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당시 강하게 내린 비로 인해 홈플레이트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판독은 더욱 어려웠다.

문제는 당시 주심이 박근영 심판이었다는 점이다. 이미 수차례 오심으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박근영 심판이었기에 한화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이번 판정을 놓고 수많은 비난이 따랐다. 비디오 판독을 통한 판정이었음에도 비난의 수위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강경택의 홈 쇄도는 아웃으로 판정됐다. 비디오 판독을 통한 결과였던 만큼 더 이상 논란의 여지도 있을 수 없었다. 사실 합의 판정은 비디오로도 판독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심판 최초의 판정을 최종 결정으로 한다는 모호한 규정이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최종 결정이 난 것인지, 혹은 최초 판정이 기준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심판 합의 판정은 지난 시즌 중반 도입됐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명쾌하게 판정되진 않는다. 국내 프로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구장별 별도의 카메라로 판독하는 것이 아닌 방송 카메라의 리플레이 장면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TV를 통해 동일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화면을 통해서도 확실한 판단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올시즌은 아직 초반인 만큼 비디오 판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논하기는 이르다. 지난 4월까지 총 53회의 심판합의 판정 요청이 있었고 번복된 경우는 20번이었다. 40%를 조금 밑도는 번복률이다. 지난 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도입된 합의 판정은 지난해 총 115회 중 47번이 번복됐다. 40.8%의 번복률이었던 셈이다. 올시즌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번복률로 볼 수 있는 셈이다.

40%의 번복률은 경우에 따라 높게 볼 수도, 낮게 볼 수도 있는 수치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보다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그 가치가 있다. 때문에 심판 판정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크게 줄었다. 리플레이를 통해서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비판하기보다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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