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본, 유령 인수설에 주가 20% 폭등...의혹 투성이 신청서로 증시 발칵

입력 2015-05-15 08:26 수정 2015-05-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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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

세계 최대 화장품 방문판매 업체인 미국의 에이본 프로덕츠가 근거 없는 인수설에 휘말려 주가가 하룻새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에이본의 주가는 한때 20%까지 폭등하며 거래가 중단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영국계 투자회사인 PTG캐피털이 에이본에 대해 주당 18.75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루머가 퍼진 영향이다. PTG캐피털이 제안한 인수가는 당시 에이본 주가의 3배 수준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에 신고된 문서에는 PTG캐피털이 에이본 이사회에 인수안을 제시했다고 되어 있지만, 인수안을 제시했다는 기업의 이름이 두 차례에 걸쳐 ‘TPG’로 잘못 기재돼 있었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 로펌의 이름이 실려있는 등 의문점 투성이였다. 이에 SEC는 PTG캐피털의 에이본 인수 신청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근거없는 루머가 나돌자 에이본은 즉각 이메일 성명을 통해 “PTG캐피털파트너스를 사칭하는 기업이 SEC에 신고한 것과 관련, 우리는 그런 기업에서 어떠한 제안도 연락도 받지 않았다. 또한 그러한 기업의 존재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에이본의 해명 성명에 의혹이 다소 풀리면서 급등하던 주가는 상승폭을 줄였다. 일일 상승 제한폭까지 치솟아 한때 중단됐던 에이본은 거래가 재개됐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 뛴 7.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스티븐 벨갓 이벤트 드리븐 조사 책임자는 “신고가 진짜일 확률은 2% 미만”이라며 “의심스러운 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SEC 신고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주요 연락처로 기재된 스티브 코라는 회사 자문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바로 자동 응답기로 이어졌다. 또한 회사 관계자인 트로스앤콕스의 마이클 트로스에게도 연락했으나 엉뚱한 여성이 전화를 받아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유령오퍼’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SEC 공시 시스템의 허점도 문제시됐다. SEC는 전자공시시스템인 ‘EDGAR(에드가)’ 공시 주체에 ID와 패스워드를 발급하면서 사전 확인이나 승인 절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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