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에 생긴 종양도 신체 마비 등 합병증 없이 제거할 수 있음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발표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신경외과 정천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결과를 국제 저명 미국 신경외과 학술지인 (Neurosurgery)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마취를 통해 환자의 통증을 억제하고, 의식은 깨운 상태에서 팔, 다리 등 신체의 마비 정도를 상시로 체크하며, ‘중심앞이랑(precentral gyrus)’에 발생한 종양 등을 성공적으로 절제했다.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의 집합인 대뇌피질로 덮여있다. 대뇌피질은 감각, 운동, 언어 등 고차원적 기능을 결정하는 중추로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
대뇌피질 중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위치한 중심앞이랑은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곳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반대편 신체에서 특정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한다.
중심앞이랑에 종양(병변)이 생기면 반대쪽 팔, 다리, 안면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생긴다. 종양 제거를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나, 수술로 인한 중심앞이랑의 손상은 운동장애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이에 수술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깨운 상태로 수술하는 ‘각성시 뇌수술’을 33명에게 시행했다. 그 결과, 10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없었으며, 22명은 마비 증세를 보였다.
마비 증세 환자 중 대부분(17명)은 수술 3개월 내 상태가 호전됐으며 5명만이 지속적인 마비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경미한 마비와 감각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중심앞이랑의 위쪽, 뒤쪽 부위를 절제했을 때 수술 후 마비 발생확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정천기 교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에 발생한 질환은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합병증 때문에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제거함과 동시에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를 철저히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증을 최소화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간 이뤄지지 못했던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구체적 수술 부위에 따른 합병증 위험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