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법원은 2011년 초 ‘아랍의 봄’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도움을 받아 교도소를 탈옥하고 경찰을 공격한 무르시의 혐의를 인정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법정 한쪽에 마련된 철창 안에서 사형 선고를 듣고 주먹을 들어 올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무르시에게 이뤄진 여러 차례의 법원 선고 중 가장 가혹한 것이며 압델 파타 알시시 현 이집트 대통령의 그의 주요 정적인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법원 판결은 이집트 최고 종교당국인 무프티에게 보내져 최종 결정을 받게 된다. 무프티의 결정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지만 법원은 일반적으로 이 판단을 존중해왔다. 오는 6월 2일 최종 결정이 내려지나 무르시는 항소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르시는 지난달 2012년 12월 반정부 시위 당시 참가자들을 불법 체포하고 고문한 혐의로 기소된 건에 대해서 20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날 법원은 무르시 이외에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와 단원 105명에게도 사형을 선고했다.
무르시는 지난 2012년 6월 이집트의 첫 자유경선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에 대통령에 올랐으나 1년여 만인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