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대미 원유 수출량 금융위기 이래 최저…셰일붐 역풍

입력 2015-05-18 08:54 수정 2015-05-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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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량 100만 배럴 아래로 하락…캐나다, 대미 수출량 급증도 한 몫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대(對)미국 원유 수출량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 내 셰일 붐과 캐나다로부터의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사우디가 미국으로 수출한 원유량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수치는 금융위기 탓에 원유 수요가 급감한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3년 사우디의 하루 대미 원유 수출량은 150만 배럴 이상이었다.

현재 사우디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수출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받은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원유 수요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사우디의 갈등 상황을 우려하며 양국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봤다. 이에 사우디의 원유시장 점유율 확보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이슨 보르도프 국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사우디는 미국이 시장에서 쇠퇴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들은 (원유시장에서의) 다각화를 원했고, 지정학적 이유로 미국의 존재가 필요했다”며 사우디의 전략에 오류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세계 주요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사우디의 원유 시장 점유율에도 적신호가 켜질 조짐이다. 미국 내에서 셰일가스 열풍이 일어나고 캐나다의 대미 원유 수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캐나다는 미국에 하루 평균 3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보다 100만 배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이후 급락한 국제유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산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여름 이후 유가는 60% 폭락했지만, 사우디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부 회원국들은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와 미국 셰일 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자 감산을 강력히 반대했다.

최근 OPEC은 국제유가가 2025년까지 배럴당 100달러 미만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 지난 2011년 폐지된 OPEC의 원유 생산쿼터제(생산할당제) 재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향후 사우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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