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포스코 계열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을 이번 주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 회장은 2010∼2012년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가운데 540억여원은 국내로 유입됐고, 나머지 450억여원도 대부분 세화엠피 이란법인 계좌에서 분산 인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전 회장이 대표로 있던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을 포스코가 사들여 합병한 회사다.
당시 포스코플랜텍은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공사 발주처인 이란석유공사로부터 직접 공사대금을 받는 대신 세화엠피 현지법인에 자금 거래를 맡겼다.
검찰은 전 회장을 상대로 성진지오텍 고가 매각 의혹도 조사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시세의 2배 가까운 가격을 지불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있는 전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전 회장과 더불어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이번 주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회장은 2009∼2012년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외 사업장에서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금품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회장과 정 전 부회장의 소환조사를 마무리한 뒤 두 사람의 신병처리 방향과 함께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 쪽으로의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