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저축은행, 끊이질 않는 '악연’

입력 2007-01-08 09:46 수정 2007-01-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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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계 역사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이 가장 암울했던 시기였다.

최근 몇년간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은행이 은행에 비해 상대적 고금리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지난 2000년에는 이러한 긍정적인 면이 아니라 대형 저축은행(당시 신용금고)들이 불법 영업으로 무더기 퇴출되면서 부정적인 면에서 잘 알려진 ‘암울한’ 시기였다.

‘진승현 게이트’ 등 벤처기업과 신용금고의 ‘잘못된 만남’에서 시작된 신용금고의 불법 영업은 결국 당시 업계 5위권의 신용금고도 퇴출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불법 대출이 발생하면서 금감원에서 가장 바빴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이었다.

특히 퇴출된 대형 신용금고 중 한 곳은 4000억원이 넘는 출자자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비은행검사1국장은 불법 대출 규모가 너무 커서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될 경우 여타 정상적인 신용금고에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우려, 이를 숨기려 했다. 이 때문에 이 국장은 기자들의 공세를 못 견뎌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당시 비은행검사1국장이 바로 지난 5일 긴급 체포된 김중회 부원장이다.

본의 아니게 신용금고의 ‘사신(死神)’이라는 악역을 맡은(저축은행업계 입장에서) 김 부원장이 결국 신용금고 때문에 ‘영어(囹圄)의 몸’이 될 위기에 처했다.

김흥주 전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이 2001년 당시 골드신용금고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긴급 체포돼 조만간 구속될 상황이다.

김 부원장의 당시 신용금고 정리는 업계 전체를 위해, 또 ‘경제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던 만큼 저축은행업계에서도 김 부원장에 대한 나쁜 평가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골드금고와의 잘못된 관계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금감원과 저축은행의 ‘악연’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지난 2~3년간 금감원 출신 전현직 인사들이 저축은행과 관련해 고발 또는 구속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

지난 2002년 대주주가 바뀐 부산의 인베스트저축은행은 2005년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과 동일인 한도초과 대출 등에 따른 부실로 인해 문을 닫았다. 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람은 문영구씨로 금감원 조사역 출신이다.

또 지난해 영업정지에 들어간 경기도 분당의 좋은저축은행 역시 지난 2001년 금감원 조사역 출신이 임진환씨가 인수, 2002년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로 검찰에 고발돼 대표이사에서 쫓겨났으나 이후에도 사실상 경영에 참여 부실을 자행하다가 검찰에 또 다시 고발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전남 목포의 홍익저축은행의 전 대표인 오세웅 씨가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오 씨도 홍익저축은행을 인수해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인 2003년까지 금감원 창립멤버로 참여해 금감원에서 근무했다.

오 씨와 함께 금감원 현직에 있던 양 모씨도 홍익저축은행이 250억원대의 PF대출 과정에 개입해 불법대출을 눈감아준 혐의(특가법상 배임 등)로 함께 구속됐다.

전 현직 금감원 관계자들과 저축은행의 악연은 언제나 그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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