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영국에 강한 경고장을 보냈다. 도이체방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가 일어나면 현지 사업을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의 영국 내 직원 수는 9000명에 이른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철수할 수도 있음을 정식으로 밝힌 대형은행은 도이체방크가 처음이라고 FT는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오는 2017년 전까지 브렉시트에 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번 총선에서 캐머런이 수장으로 있는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형 금융서비스업체 대부분은 현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당시처럼 브렉시트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 영국 은행 고위임원은 “은행들이 스코틀랜드 주민투표보다 브렉시트에 더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칠 것”이라며 “도이체방크는 이런 징후를 보여주는 초기 신호”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경고는 HSBC가 세금과 규제 부담을 덜고자 영국 이외 다른 지역으로 본행 이전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리스크 관리와 전략, 영국 경영진과 리서치팀을 주축으로 브렉시트가 영국 내 사업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조직했다. 워킹그룹은 현재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내 일부 사업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특히 독일로 이전하는 것이 좋은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도이체방크는 1873년에 영국에 진출했으며 투자은행 사업 대부분이 영국 런던과 버밍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에서 크게 사업을 벌이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NP파리바 UBS 등은 아직 브렉시트 관련 정식 검토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드 등 일부 미국 대형은행은 이전에 영국 런던의 대안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