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중심지인 월가가 다시 흥청망청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고나서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혔던 월가가 7년 만에 원상복구됐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의 대졸 신입사원 기본급이 올 봄 8만5000달러(약 9261만원)로, 거의 5년 만에 인상됐다. 그동안 7만 달러 선을 유지하다가 급격히 오른 것이다.
맨해튼 남부 월드파이낸셜센터 사무실 공실률은 금융위기 직후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이후 41%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5% 미만으로 떨어졌다.
기업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면서 월가 자문가들도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누리고 있다. 미국 증권업 종사자 수도 2007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월가 직원과 다른 곳의 임금차이도 마찬가지로 벌어졌다.
금융업계는 2007년 일반 근로자보다 4.2배 높은 임금을 받다가 금융위기로 그 격차가 줄었는데 2013년에 다시 3.6배에 이르렀다고 NYT는 전했다.
월가 고위 임원들은 새로운 규제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약해졌으며 실리콘밸리도 자신들처럼 높은 임금을 직원들에게 보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는 이미 과거와 같은 위상을 회복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모두가 금융산업의 회복이 좋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국의 금융산업은 너무 비대해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금융산업이 지나치게 커지면 경제성장과 국민 대부분의 삶의 질에 실질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며 다른 분야의 재능있는 인재들을 흡수하고 버블이 일어났다가 붕괴하는 주기를 반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