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에 따라 가계 통신비가 1조원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를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함에 따라 가계 통신비가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절감액은 총 1조600억원이다.
미래부는 우선 "음성 위주 이용자들의 통신비가 연간 최대 7천억원이 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이 월 5만1천원 수준인데 이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택하면 월 2만9천900원에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 1인당 월 2만원 정도가 절감된다는 계산이다.
미래부는 전체 가입자 중 10%가량이 음성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는 또 "약정과 위약금이 없는 요금제가 출시돼 그동안 약정 부담 때문에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내던 230만여명이 연간 약 3천6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2년 약정시 월평균 할인액인 1만3천원에 233만명을 곱해 예상 절감액을 산출했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로부터 가입자 사용 패턴 등 자료를 취합해 이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통신비 인하 요구를 받는 회사 측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대다수 국민이 시장 변화에 민감한 이른바 '스마트 컨슈머'로서 자신에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신속하게 선택한다는 이상적인 가정 하에 최대 절감액을 계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 전환으로 통신비가 절감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통신비가 1조원 이상 절감되고 통신업계 수익도 그만큼 줄 것이라는 전망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음성 위주 이용자가 모두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는 않는 점, 음성 위주 이용자의 통신비가 절감되더라도 데이터 위주 이용자의 통신비는 증가할 수 있는 점 등도 간과됐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인당 2.5GB 수준으로 연평균 80%씩 증가하는 추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별 평균수익은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전체 통신비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