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채권단-PF대주단, 랜드마크72 매각 놓고 수상한 3각고리

입력 2015-05-21 10:58 수정 2015-05-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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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투자청 투자의향서 위조에도 매각 주관사 ‘콜리어스’ 변경 안해

경남기업의 핵심 자산인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72 빌딩 매각을 놓고 경남기업 채권단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경남기업 간의 수상한 3각 고리가 포착됐다. 앞서 카타르투자청(QIA)이 랜드마크72와 관련해 매입에 나선 적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힘에 따라 매각 자문사 콜리어스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불편한 연결고리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콜리어스 측의 QIA 투자의향서 위조 의혹과 함께 채권단과 PF대주단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PF대주단은 문제가 발생한 매각 주관사인 콜리어스인터내셜이 아닌 다른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수 있음에도 이를 묵고해 사태를 더욱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과 PF대주단은 대주단 협약에서 경남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경남기업이 갖고 있던 랜드마크72 매각 권한을 PF대주단에 넘길 것을 명시하고 있다. 랜드마크72 매각 권한을 가져온다는 것은 콜리어스인터내셜이 아닌 다른 매각 주관사를 재선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월 경남기업이 QIA 투자의향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는 콜리어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당시 대주단협약에 따른 것이다. 경남기업은 지난 3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난달 개시 결정이 났다.

채권단과 PF대주단은 QIA 투자의향서 위조 의혹이 불거졌지만 매각 주관사 재선정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당장 이 빌딩 건설 과정에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PF대출만 5300억원을 지원했다. 매각 중단으로 채권회수가 불투명해 장기간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떠안을 판에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이다.

채권단 중심으로 이 빌딩 건설 과정에서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 2007년 8월 착공해 올해 초까지 PF대출이 이뤄졌다. 우리은행 등은 2차 워크아웃 졸업 전인 2011년에만 2325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랜드마크72를 매각해 여신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수자 진의 여부를 파악하지 않고 매각 주관사 얘기만 믿었다는 것은 우리, 신한은행 등 대형 은행 시스템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콜리어스는 QIA와 랜드마크72빌딩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조카인 콜리어스의 반주현씨가 실무작업을 주도하면서 국제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법원은 콜리어스 측에 책임을 묻고 경남기업을 통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채권단과 PF대주단은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됨에 따라 골드만삭스에 랜드마크72 처분권을 포함한 PF 대출채권을 6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측이 인수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여러가지 상황이 얽혀지면서 인수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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