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없는 복지론’에 눌린 증세담론…수면위로 ‘꿈틀’

입력 2015-05-22 08:12 수정 2015-05-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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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여야 원내대표 증세론 피력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현재까지 ‘증세 없는 복지론’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수부족, 낮은 조세부담률 등에도 증세에 관한 주장과 논의는 줄곳 좌절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국책연구기관과 여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증세론이 다시 수면 위에서 꿈틀 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일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재정정책은 당분간 예산상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세입 여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또 “세입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도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며 “7조∼8조원 가량 세수가 부족하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예산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 결손했고, 올해도 이런 상황은 예외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세부담은 낮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17.8%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5.8%를 크게 하회하는 것은 물론 2년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치권도 법인세를 중심으로 증세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KDI도 박근혜 정부가 고집하고 있는 재벌, 대기업 감세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법인세 정상화를 포함한 조세개혁이야말로 정쟁을 뛰어넘어 민생을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발표했다.

여당에서도 증세론이 제기되고 걸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법인세와 관련해선 지금부터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법인세율 인상을 포함한 조세 문제에 대한 당 차원의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증세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히 시작될 필요가 있다”며 “왜 우리가 세금을 더 내야하는지, 어느 세목을 늘리고, 누가 더 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 및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하는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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