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등을 위한 국제채권단과의 협상 타결시점 목표를 6월 초로 또다시 연기했다.
22일(현지시간) 가브리일 사켈라리디스 정부 대변인은 그리스 민영방송 스카이TV에 출연해 “채권단과 종합적 협상을 10일 안에 체결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협상을 밭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예측한 시점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것이다.
지난 18일 바루파키스 장관은 채권단과의 협상 합의 시점에 대해 “1주일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고, 그 다음 날인 19일에는 파노스 스쿠레티스 노동장관이 ‘며칠 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 정부가 타결 시점을 다시 연기한 것은 21~22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EU-동부파트너십’정상회의에서 기대했던 정치적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회의 첫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별도의 만남을 가졌으나 정치적 타결을 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음 확인했다.”라고만 말했다. 또 전날에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치프라스 총리가 회담했지만 역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채권단 가운데 긴축을 가장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 브라질 기자회견에서 “성급하게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스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가능한 한 빠르고 적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종합적인 접근을 해야 하며 성급하거나 ‘더티 잡(dirty job)’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부 언론이 보도한 EU 측 채권단이 개혁한 가운데 부가가치세 개편 등을 우선 합의하고 분활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견해로 풀이된다.
IMF는 개혁안에 종합적으로 합의하고 분활금을 나눠서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EU 관리들 역시 그리스 채무협상에서 IMF의 역할은 필수적이라며 언론의 보도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