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피셔, ECB 주최 세미나서 의견 충돌

입력 2015-05-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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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유로존 실업률 높아, 정부 구조 개혁 시급” VS. 피셔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신화/뉴시스)

유럽중앙은행(ECB)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통화 정책의 역할과 한계 등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간 스페인 신트라에서 열린 ECB 세미나는 실업과 인플레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부의장, 구로다 히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 금융계 거물들이 세미나에 참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앙은행이 정부에 개혁을 압박하는 것을 두고 드라기와 피셔가 의견 차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날 드라기가 패널 토론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지역 실업률이 11.3%로 미국과 일본보다 상당히 높다는 것을 강조하며 유로존 정부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드라기는 “지금과 같은 구조 격차가 계속 확대되면, 유로 동맹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할 수 있고 이것이 ECB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부의장. (사진=신화/뉴시스)

그러나 피셔는 “정부에 (중앙은행이 구조 개혁을) 때론 이야기할 수 있지만, 회견 때마다 그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구조 개혁을 거듭 촉구하려는 유혹이 있겠으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BOJ 총재는 통화정책이 정부 개혁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면, 일반 대중이 더 가혹한 구조 개혁 역시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피셔와 드라기는 양적완화(QE)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나타냈다. 피셔는 “QE는 비통상적인 수단”이라며 “많은 사람에게 마술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쁜 마술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드라기는 “QE가 실질적으로 가격 안정과 고용 확대 효과를 낼지 모르겠으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라는 비판론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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