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수학자 존 내시, 영화같은 파란만장한 삶

입력 2015-05-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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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존 내시 박사. (사진=존내시 페이스북 캡처)

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 수학자에서 ‘게임이론의 아버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존 내시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의 인생 역정은 파란만장했다.

내시 교수는 1928년 6월 13일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주 블루필드에서 전기공인 아버지와 영어ㆍ라틴어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고 매사에 발생하는 문제는 스스로 생각해 해결하는 소년이었다.

가족과 지인들은 일찍부터 그의 천재성을 알고 있었지만 천재성은 오히려 그의 대인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그가 나중에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데는 이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17세 때 카네기공과대학(현 카네기멜론대학)에 조지 웨스팅하우스 장학생으로 입학해 화학과 전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다.

이후 지도교수의 권유로 전공을 수학으로 바꾸고 국제경제학을 선택과목으로 택하면서 경제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게 된다.

내시는 1948년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프린스턴 대학으로 옮겨가 게임이론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당시 카네기공과대학의 지도교수가 프린스턴대학에 보낸 추천서에는 “이 학생은 천재다”라는 한 줄이 전부였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내시는 1950년 ‘비협력게임(Non-cooperative Games)’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 이 논문은 나중에 내시 균형의 초석이 됐다.

이 덕분에 그는 1951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처음 강단에 올랐고 1959년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MIT의 종신 교수가 됐다.

그가 통합실조증 이른바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 것은 그가 일하던 미국의 군사전략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쫓겨나면서부터다.

내시는 스트레스가 심해지자 1957년 2월 엘살바도르 출신인 MIT 동기 알리샤 로페즈 해리스와의 결혼으로 극복을 시도한다.

하지만 1859년 독일의 천재수학자 리만이 제기한 가설을 푸는데 몰입하면서 내쉬의 정신분열 증세는 갈수록 심각해졌고, 급기야 1959년 MIT로부터 권고 사직을 당한다.

이후 내시는 유럽과 미국을 떠돌다 1960년 프린스턴대학에서 교편을 다시 잡지만 1970년까지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수십년간 어둠 속에 갇혀 살았다.

오랜 병 수발에 지쳐 1963년 내쉬와 결별했던 부인 알리샤는 1970년 되돌아와 그가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곁을 지켰다.

1994년 내시가 독일인 라인하르트 젤텐, 헝가리계 미국인 존 하사니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까지 노벨위원회의 고민은 적지 않았다. 그의 병력 때문에 노벨상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실제로 그는 노벨상 수상자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서도 학교 교수회관에 못 들어가 밖에서 서성대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수학자로서 내시 교수가 겪는 역경을 충실하게 담아내 큰 감동을 전했다.

내시는 1999년 미국 수학회에서 리로이 스틸상을 수상했고, 지난 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받았다.

그는 미국 수학자 루이스 니렌버그(90)과 함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획기적 기여"를 한 공로로 아벨상 수상자로 뽑혔다.

내시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조그만 읍 출신으로 연구 생활의 대부분을 프린스턴대학과 MIT에서 보냈다.

미국 ABC뉴스는 24일 존 내시와 부인 알리샤 내시가 23일 미국 뉴저지주 턴파이크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택시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모두 숨졌다고 보도했다. 향년 86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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