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내달 국제통화기금(IMF)에 내야 할 분납금을 갚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니코스 바우치스 그리스 내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그리스 메가TV와의 인터뷰에서 "6월에 IMF에 내야 할 분납금이 16억 유로(약 1조9500억원)인데, 이미 알려진 사실처럼 돈이 없어 못 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강력한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채권단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우치스 장관은 경제에 관한 결정권은 없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다음 달 초 IMF에 대한 분납금 상환 기한을 맞아 채권단에게 자금 융통에 시달리는 나라에 대출 재개를 위한 요구를 완화해 교착상태를 타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23일 자국은 긴축 조치를 더 이상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4일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과 IMF와의 협상에서 이견의 4 분의 3까지 다가갔고, 나머지는 채권자 측이 타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그간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IMF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협상에 실패하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디폴트를 거론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와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에 이어 바우치스 내무장관까지 자국의 재정난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치프라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채권자가 요구하는 정책 변경을 포함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를 이달 말까지 유예해주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달 29일까지 공무원 급여와 연금을 지급해야 하고, 다음주에는 IMF에 약 3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한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2월 20일 유로존과의 합의에서 지원에 대한 대가로 정책 변경을 공약한 이상 협상의 여지는 없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24일 독일 라디오 DLF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근원은 그리스 측에 있다. 그리스가 공약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