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독일축구 이야기]함부르크의 1부리그 시계는 계속될까?…승강PO 상대는 박정빈 소속팀 칼스루에

입력 2015-05-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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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함부르크' '박정빈'

▲샬케와의 2014-15 시즌 최종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함부르크 선수들(사진=AP/뉴시스)

지난 주말 34라운드를 끝으로 2014-15 시즌 분데스리가가 종료됐다. 이미 올시즌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고 최종라운드 이전 챔피언스리그 진출팀도 모두 가려져 관심은 강등권 싸움으로 쏠렸다.

결과적으로 올시즌 강등팀은 17위 SC 프라이부르크와 18위 SC 파더보른으로 확정됐다. 16위 함부르크 SV는 2부리그 3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쳐 최종적으로 잔류 여부를 확정짓게 된다.

통산 우승 횟수, 연속 우승 횟수, 최단 기간 우승 확정 등 대부분 우승과 관련한 기록들은 바이에른이 보유중이지만 분데스리가 역사에서 함부르크가 가진 유일한 기록이 있다. 바로 전 시즌 1부리그에 활동한 기록이다. 역사적으로 강등을 당하지 않은 팀들은 적지 않다. VfL 볼프스부르크나 아우크스부르크, 1899 호펜하임 등도 1부리그에서 2부리그로 강등된 전례는 없다. 바이에른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원년부터 1부리그에서만 활동중인 클럽은 함부르크가 유일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 역시 함부르크는 이 기록의 유지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16위로 시즌을 마쳐 SpVgg 그로이터 퓌르트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겨우 잔류했던 함부르크는 올시즌도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상대는 2부리그 3위를 차지한 칼스루에 SC다. 지난 시즌 홈에서 0-0으로 비긴 뒤 2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잔류한 함부르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시즌 역시 잔류 여부를 떠나 자존심에 큰 금이 간 셈이다. 그나마 33라운드까지 17위였다가 샬케와의 최종전 승리로 16위로 올라서 플레이오프 기회를 잡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나마 2008-09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가 부활해 1부리그 16위에게도 잔류 기회가 주어진 것이 함부르크에게는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다. 부활된 이후 열린 지난 6번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부리그팀이 잔류한 경우는 4번이었다.

일단 함부르크는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홈에서 1차전을 치르고 다음달 2일 새벽 원정으로 2차전을 치른다. 하지만 왼쪽 풀백과 미드필더 등으로 출장이 가능한 마르셀 얀센이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함부르크 팬들은 팀이 28, 29라운드에서 연속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쳐주는 등 선수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힘을 보태주고 있는 모습이다. 선수들 역시 팬들의 격려에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났음에도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함부르크다. 하지만 칼스루에의 전력은 그리 만만치 않다. 총 24시즌을 1부리그에서 보낸 바 있는 팀으로 가장 최근 1부리그에서 활약한 시즌은 2008-09 시즌이었다.

칼스루에는 4-2-3-1을 주로 사용하는 팀이다. 시즌 초반 4-1-4-1을 사용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10라운드를 전후해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4-2-3-1로 전환했고 11라운드를 기점으로 최종전인 34라운드까지 24경기에서 12승 9무 3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이전까지 10경기에서 3승 4무 3패로 부진했던 것과 달리 전술 변화로 이를 만회한 것. 겔라탄 크렙스, 라인홀트 야보, 요나스 메퍼트, 도미닉 파이츠 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가용 가능한 선수들이다. 공격진에서는 루벤 헨닝스가 돋보인다. 27경기에 출장한 헨닝스는 17골로 올시즌 2부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3경기에서 약 2골을 정도를 뽑아냈을 정도로 결정력이 뛰어나다.

▲칼스루에 소속 박정빈(사진=칼스루에 구단 홈페이지)

칼스루에는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한 뒤 그로이터 퓌르트를 거쳐 지난 시즌 입단한 박정빈의 소속팀이기도 하다. 박정빈은 올시즌 8경기에서 출장했고 득점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출장 기록은 많지 않지만 시즌 29라운드부터 4경기 연속으로 조커로 투입된 바 있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의 출장도 기대된다.

두 시즌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 함부르크로서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나면서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함부르크의 1부리그 시간이 일단은 멈추지 않았다"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함부르크의 홈구장 임테크 아레나 한켠에 위치한 전광판에 함부르크가 1부리그에서 활동중인 시간이 초단위로 기록되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함부르크의 시계가 올시즌을 끝으로 멈출 것인지 혹은 적어도 1년간은 더 유지될 것인지는 다음달 2일 새벽에 판가름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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