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담뱃세 인상으로 담배가격이 80%가량 오르면서 대부분 소득계층에서 담배 사는 데 쓴 돈이 늘어났지만 소득수준 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에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담뱃값 인상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저소득층이 어쩔 수 없이 생계형 금연을 하거나 흡연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담배를 사는 데 들인 월평균 명목 지출액은 1만785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184원)보다 10.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담배 소비지출액은 2012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분기별로 0.7~8.8%씩 감소하다가 이번에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명목 담배 소비지출액을 소득 5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만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담배 지출액은 1분위가 지난해 1분기 1만5142원에서 올해 1분기 1만5063원으로 0.5% 줄었다.
반면에 나머지 소득분위는 지출액이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가 1만3296원에서 1만7075원으로 28.4%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4분위가 13.4%(1만6900→1만9171원), 2분위가 8.5%(1만7637→1만9132원), 3분위가 4.9%(1만7946→1만8831원) 늘었다.
가격 상승분을 제거한 실질 기준으로도 저소득층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가팔랐다.
실질 담배 소비지출액이 전체적으로 37.8%(1만5천670→9752원) 급감한 가운데 월 소득 100만~200만원 미만이 47.5%(1만5543→8160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100만원 미만 구간도 41.5% 줄었다.
반면에 600만원 이상 소득구간에서는 24.1% 감소에 그쳤다.
전반적인 담배소비 지출액이 증가한 가운데 담뱃값 인상을 고려한 실제 담배 소비량은 줄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가격이 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면서 소비량은 지난해 1분기의 월평균 6.47갑에서 올 1분기에는 3.97갑으로 떨어졌다.
KT&G의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담배업계의 지난 1분기 국내 시장 담배 판매량은 126억600만 개비로 작년 같은 기간(194억1900만 개비)보다 35.1% 감소했다.
판매량은 2000년 이후 2006~2008년을 제외하고는 감소세였다.
작년에만 담뱃값 인상이 예고된 데 따른 사재기 영향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