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회장 “브랜드 이름 빼고 다 바꿔라”… ‘삼성’ DNA 심는 ‘휠라’

입력 2015-05-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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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장에 김진면 제일모직 전무ㆍ첫 CD에 정구호 디자이너… 브랜드 혁신에 올인

“미국 휠라 본사에 이어 세계 1위 골프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인수까지 그동안 의미있는 외형성장을 일궜지만, 휠라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훼손됐습니다. 지금 아니면 안 됩니다. 휠라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윤윤수<사진> 휠라코리아 회장이 브랜드 혁신의 칼을 빼들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출신 사장과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했다. 신임 사장과 영입된 CD 둘 다 국내 대표 패션업체인 삼성그룹의 계열사 제일모직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세계시장에 비해 유독 뒤떨어진 한국 내에서의 ‘휠라’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 회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휠라코리아는 CDㆍ부사장으로 디자이너 정구호를 영입했다고 27일 밝혔다. 휠라코리아가 국내 사업부문에 CD체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관련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기 위한 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을만큼 대대적 변화를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 줄 CD의 중요성이 대두됐다”라며, “독보적 역량을 지닌 CD 체제가 구축됨으로써 사내 분위기도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정구호 CD의 영입으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정통성에 차별화된 감성이 깃든 스타일을 접목, 스포츠웨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방침이다.

▲김진면(왼쪽) 휠라코리아 사장, 정구호 CD·부사장.

앞서 휠라코리아는 지난 4월 신임 사장으로 김진면 전(前) 제일모직 전무를 영입했다. 창립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것이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신임 사장은 1987년 삼성물산 입사 후 2013년까지 제일모직에 근무하며 패션1ㆍ2부문장, 빈폴사업부장 및 전무를 역임했다. 제일모직 재직 당시 주요 복종을 두루 거쳤고 제조ㆍ직매형(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론칭을 담당한 개미플러스와 콜롬보 코리아 대표이사도 겸직했다.

김진면 사장은 휠라를 비롯한 전 브랜드 비즈니스 및 휠라코리아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이 윤 회장으로부터 부여받은 특명은 브랜드 혁신과 덩달아 동반되는 실적 상승이다. 정구호 신임 부사장 역시 휠라 브랜드를 비롯한 휠라코리아㈜ 전 브랜드의 제품 디자인과 VMD(Visual Merchandising)부터 브랜드별 정체성 및 방향성 재확립 등 전반적인 브랜드 운영에 관여, 재정비 프로젝트의 구심점 역할을 부여 받았다.

윤 회장은 오랫동안 정체된 회사의 색깔을 바꾸고 경영전반에 브랜드 혁신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국내 사업 매출 실적은 2012년부터 감소해 지난해에는 397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247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이는 불황의 여파보다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받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휠라코리아는 브랜드 혁신의 일환으로 9년여만에 직영점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향후 본사사옥의 임대 및 직영매장 운영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는 현재 대리점과 백화점ㆍ대형마트 매장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 휠라가 직영점 운영을 추진해 브랜드 확립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상품기획부터 유통,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을 통해, 브랜드 재도약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CD가 이미 제일모직에서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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