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부정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국제축구연맹(FIFA)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FIFA의 광범위한 부패 행위와 관련해 형사 기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스위스 경찰은 이날 오전 취리히에서 전격적으로 FIFA 고위간부들을 체포했다. 이 소식통은 체포된 간부가 12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형사기소를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뉴욕 브루클린 검찰과 연방수사국(FBI) 에이전트들이 지난 수년간 FIFA를 파헤쳐왔다. 이르면 이날 브루클린 검찰 사무실에서 기소 사실을 공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과 제임스 코미 FBI 국장, 리처드 웨버 국세청 범죄수사국장도 참석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오는 29일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5선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79) 회장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지난 1998년 이후 FIFA 회장을 맡고 있는 블래터는 이번에도 연임이 유력했으나 미국의 조사로 앞날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지부진했던 미국의 수사는 지난 2011년 척 블레이저 전 FIFA 집행위원이 협조로 돌아서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블레이저는 FIFA의 각종 부정행위 관련 정보를 FBI에 넘겼다.
FIFA는 지난 2010년 12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실시해 각각 러시아와 카타르가 승리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투표에서 집행위원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FIFA는 논란이 커지자 미국 연방검사 출신인 마이클 가르시아를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으로 임명해 비리 의혹을 조사하게 했다. 그러나 FIFA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가 된 가르시아의 보고서 공개를 거부했으며 이에 가르시아는 12월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