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우주로켓 회사 ‘스페이스엑스(Space X)’의 사무실에는 두 장의 화성 포스터가 걸려 있다. 한 장에는 황량한 모습이 담겨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사람이 지낼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담고 있다. 엘론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이주’에 대한 열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머스크는 “화성이야말로 은퇴하기 딱 좋은 장소”라고 농담조로 얘기하는 만큼, 자신이 직접 설립한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화성에 대한 꿈을 차분히 실현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발사는 처음에는 놀림을 받았으나 지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실험으로 자리매김했다.
머스크가 그리는 ‘화성 식민지의 모습은 거창하지 않다. 2010년 ‘드래곤’을 개발해 2년 후부터 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운반하고 있다. 2014년에는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드래곤V2’를 개발했다. 드래곤V2는 유인기로 최대 7명을 태워 ISS에 갈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제작했다. 실제로 드래곤V2는 사람이 탑승했을 때 작동할 수 있는 ‘탈출시스템’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혔던 머스크의 한 마디가 허언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머스크가 구상하고 있는 화성이주는 향후 20년 이내에 8만명이 화성에서 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형 우주선을 설계해야 한다. 머스크는 드래곤을 통해 이 과정을 밟아 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물론 스페이스엑스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경험하는 우주기지의 모습이 머스크가 그리고 있는 화성식민지와 흡사하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페이스엑스는 곧 엘론 머스크다”라고 말하곤 한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 가운데 머스크의 꿈을 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 바로 스페이스엑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머스크는 스페이스엑스를 경영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아직 상장 전이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화성이주라는 거대한 꿈을 이해시킬 수 있기 전까지 상장을 미루겠다는 계획을 직원들에게 밝혔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인류가 화성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스페이스엑스의 흔들리지 않는 근본 목적이다. 화성탐사 계획이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주식을 상장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밝혀 스페이스엑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