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글로벌 기술업계에 선전포고를 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세계를 구글의 플랫폼으로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보인 것이다.
구글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자사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5’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차기 버전(6.0)인 ‘안드로이드 M’을 공개했다.
회사는 TV와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등 영역을 확대하고 스마트폰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6 시리즈의 인기로 안드로이드의 지난 1분기 글로벌 모바일OS 시장점유율이 1년 전의 81%에서 79%로 떨어졌기 때문에 위기감도 커졌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M을 위해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왔다”며 “세련미와 품질에 정말로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M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능은 애플페이의 대항마인 ‘안드로이드 페이’다. 전자지갑 ‘구글월릿’의 실패를 딛고 구글이 새롭게 내놓은 야심작이다. 데이브 버크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미국 내 70만여 매장에서 안드로이드 페이로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페이에 참여하는 소매업체는 맥도날드와 메이시스, 베스트바이, 월그린과 홀푸드 등이다.
지문인식기능을 이전처럼 제조사가 따로 넣는 것이 아니라 OS에서 자체 지원하도록 해 안드로이드 페이의 보안성을 높였다. 또 앱을 따로 실행할 필요없이 안드로이드 기기를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 대면 결제가 가능하다. 애플페이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평가다.
안드로이드 페이의 등장으로 글로벌 모바일결제시장의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이 애플페이로 기선제압을 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NFC 단말기는 물론 마크네틱 신용카드 리더기로도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카카오톡의 ‘카카오페이’와 중국 위챗의 ‘위챗페이먼트’ 등 모바일메시징 앱들도 방대한 사용자를 바탕으로 시장 장악을 꾀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IT 공룡들의 참여로 페이팔과 스퀘어 등 기존 업체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리서치업체 포레스터리서치는 미국 모바일결제시장이 지난해 520억 달러에서 오는 2019년에 1420억 달러(약 157조원)로 3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이번 개발자 회의에서 액션카메라업체 고프로와 제휴해 만든 가상현실 플랫폼 ‘점프’를 공개하고 무제한 사진 저장서비스 ‘프리’를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