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상선ㆍ특수선ㆍ해양플랜트에 집중… 그외 사업은 정리”

입력 2015-05-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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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통해 회사 비전 제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정자(사진제공= 대우조선해양)

정성립<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9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의 본업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성립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정 사장은 다음달 1일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되며 2018년 5월까지 대우조선을 이끌게 된다.

정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어려운 대내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은 “사업 다각화로 인해 우리의 자원이 분산 되지 않도록 우리의 본업인 상선, 특수선, 해양 플랜트 분야로 우리의 힘을 최대한 모으고 그 외의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생산위주의 경영과 고비용 구조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 주변에는 무의식적으로 불필요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관행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고비용 구조나 관행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을 거쳐 지난 1981년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당시 대우조선공업)이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던 지난 2001년 대표이사로 지난 2006년까지 일하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정보시스템 대표이사 회장을 거쳐 2013년12월부터 현재까지 STX 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지냈다.

다음은 정 사장 취임사 전문.

9년전 이곳에서 제가 여러분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회사를 나설 때, 다시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저에게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보면 정상적인 승계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여러분과 함께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또 다른 사명이 있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임무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지난 3년간 회사를 이끌어 주신 고재호 사장님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고사장님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빠졌던 조선해양시장 환경에도 불구, 그 동안 회사 발전과 미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대우조선해양 가족 모두는 고사장님의 그 같은 헌신과 노고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회사 발전에 아낌없는 조언과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대우조선해양 가족 여러분,

지난 40여년간, 우리는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우조선해양을 만들었습니다.

도크 바닥에 잡초가 날 정도의 불황을 겪기도 했고,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지만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했고,

IMF로 인한 그룹해체, 이에 따른 워크아웃의 힘든 시련도 있었지만, 신뢰와 열정으로 뭉친 우리의 저력을 바탕으로 최단 시일 내 극복하며, 성공적인 독립기업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항상 위기를 이겨냈고 세상의 찬사를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또 다른 시련을 보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회복 지연으로 상선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져 있으며, 저유가 지속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시장 또한 얼어 붙었습니다.

이러한 외부 환경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사업기반인 현장의 생산이 흔들리고,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산성 저하로 인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 입니다. 대주주, 경영진 그리고 임직원 간에도 온도차가 크게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회사 운영에 있어서 원칙은 곳곳에서 무너지고, 결과에 대한 책임보다는 변명 찾기가 우선하고,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처치에 급급해 하는 위기 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이것이 제가 본 대우조선해양의 오늘의 모습입니다.

대우조선해양 가족 여러분

다가올 일년,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시련을 극복할 것이고, 대우조선해양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일입니다.

회사 운영에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눈치를 보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되면 신뢰가 없어지고 신뢰가 없는데 열정이 생길 리 없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지켜 예측 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생산 위주의 경영입니다.

조선소에서 품질과 납기와 생산성은 영속 기업으로 가기 위한 기본입니다.

영업 단계에서는 적정 생산 부하와 P-Mix가 우선 고려되어야 하고, 설계와 조달은 생산 능률과 원활한 공정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모든 지원 조직은 생산을 중심으로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 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의 본업에 자원을 집중할 것입니다.

사업 다각화로 인해 우리의 자원이 분산 되지 않도록 우리의 본업인 상선, 특수선, 해양 플랜트 분야로 우리의 힘을 최대한 모으고 그 외의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 하겠습니다.

넷째, 고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일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무의식적으로 불필요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관행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나 관행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혁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뢰와 열정의 기업문화를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기업은 구성원 모두의 창의적인 협력과 분담에 의해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서로 믿고 협력하는 노사관계 역시 기업 생존의 바탕이자 계속 발전 시켜 가야 할 우리의 사명 입니다.

어렵고 험한 일에는 임원들과 리더들이 먼저 앞장 서고, 임직원, 동료들 간에 서로 격려하고 배려해 주는 신뢰의 문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해 가는 열정으로 가득한 우리 DSME의 문화를 다시 세워야 할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가족 여러분, 우리는 모두가 인정하는 1등 조선해양회사입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바로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업계의 표준입니다.

우리가 만들었던 이 영광을 재현하고, 힘들지만 보람 있는 여정에 같이 손잡고 나섭시다.

그 맨 앞에 제가 서겠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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