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터, FIFA회장 5선 성공… 축구팬들 맹비난 “부패 인물이 혁신?”

입력 2015-05-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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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회장 5선 성공

▲사진=블룸버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프 블래터 현 회장(79)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어 5선에 성공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7일 여러 명의 FIFA 간부가 미국 검찰 당국으로부터 비리로 기소된 가운데 얻은 쾌거여서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블래터의 대항마였던 요르단의 알리 빈 후세인 왕자는 2차 투표 전에 돌연 사퇴했다. 1차 투표에서 블래터와 알리 후세인 왕자의 득표수는 133 대 73이었다.

알리 왕자는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이겨내려면 헌신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한 표를 호소했으나 실패했다.

회장의 임기는 4년. 이로써 블래터는 지난 17년에 이어 4년을 더 연임하게 됐다.

FIFA 209개 회원국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호명을 받고 비밀투표를 했다. FIFA 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후보가 있으면 당선된다. 당선자가 없을 때는 2차 투표를 해 표를 많이 얻은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블래터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이 확정된 후 블래터 회장은 최근 불거진 비리 의혹을 의식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로 연임을 자축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잘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신뢰와 자신감으로 함께 가자. 함께 가자 FIFA!"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은 111년에 이르는 FIFA 역사상 가장 큰 문제의 핵심에 서 있다. 스위스 경찰 당국은 지난 27일 취리히의 고급 호텔에서 FIFA 관계자를 체포했다. 스위스 당국은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러시아와 카타르의 선정을 둘러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래터 회장에게 주어진 새로운 4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앞서 유럽 축구연맹이 블래터가 연임할 경우 월드컵 보이콧을 고려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FIFA 자정에 대한 세계 축구계의 목소리가 높은데다 미국 사법당국 또한 비리 혐의자에 대한 추가 기소 방침을 밝히며 수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후폭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법무부에 의해 27일(현지시간) 기소된 FIFA 고위 간부.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프리 앱 부회장, 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니콜라스 레오지 전 집행위원, 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잭 워너 전 부회장,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AP뉴시스

한편, 앞서 미국 법무부는 27일(현지시간) 공갈과 온라인 금융사기, 돈세탁 공모와 탈세 등 47개 혐의로 FIFA 전현직 고위간부 9명과 스포츠마케팅업체 임원 4명, 뇌물수수 중재자 1명 등 총 14명을 기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위스 사법당국은 이날 오전 FIFA 본부가 있는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회의장을 급습해 고위 임원 7명을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미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는 스포츠마케팅업체들이 각종 국제축구대회에서 마케팅과 중계권 등을 따내기 위해 1억5000만 달러(약 1657억원)가 넘는 뇌물과 리베이트를 FIFA 측에 건넸다고 밝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정에서도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 수년간 FIFA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왔다. 미국은 뇌물수수 모의가 자국에서 이뤄졌고 미국 은행을 통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수사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FIFA에서 제프리 웹 부회장과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라파엘 에스퀴벨 남미축구연맹 집행위원, 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나콜라스 레오지 전 집행위원, 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홀리오 로차 발전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 보좌관, 잭 워너 전 부회장 등이 기소 명단에 올랐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이들은 자신의 지갑을 부풀리면서 국제축구계를 타락시켰다”며 “1991년부터 20여 년에 걸쳐 높은 지위를 이용해 뇌물을 요구했다. 이런 부패 관행을 척결하고 위법행위자를 법정에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 회장 5선 성공 소식에 한국 축구팬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FIFA 회장 5선 성공, 블래터가 신뢰 회복한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FIFA 회장 5선 성공, 블래터는 부패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인데, 혁신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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