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2세 경영체제 안착…脫건축자재그룹 변신

입력 2007-01-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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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후광없이 독자 출발…자산 4조1000억 재계 31위

KCCㆍ KCC건설ㆍ고려시리카 등 국내 7개 계열사 둬

주력사 KCC, 4개 계열사 최대주주 지배구조의 핵심

정상영 명예회장 일가 KCC 51.52% 지분 지배 기반

종합건축자재 전문그룹인 KCC그룹이 정밀화학그룹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세계 다섯 번째로 확보한 실리콘 제조 기술을 앞세워 핵심 계열사인 KCC를 세계 실리콘 기업 ‘빅 4’의 반열에 올려 놓을 태세다.

‘돌에서 뽑아낸 석유’로 불리는 실리콘은 앞으로 50년간 KCC를 먹여 살릴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KCC는 2012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실리콘 생산능력을 20만여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다음 목표는 건자재 유통업이다. 건자재 유통업은 미국에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홈데포와 비슷한 사업모델이다. KCC는 도료와 건자재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종합건축자재 전문그룹에서 실리콘, 유통 등으로 신성장 기반을 갖춰나갈 수 있게 된 데는 현대라는 우산 밑에서 계열분리해 나간 다른 그룹들과 달리 처음부터 독자 노선을 걸으며 재계 31위까지 오른 저력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현산그룹 이어 범 현대가 서열 6위

KCC그룹은 지난 1958년 8월 정상영(69ㆍ사진) 명예회장이 서울 영등포에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다.

KCC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독자적으로 그룹을 일군 창업주 정 명예회장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KCC그룹 성장 과정은 ‘범(汎) 현대가(家)’ 다른 그룹과는 차이를 보인다. 현대라는 우산 밑에서 하나씩 계열분리해 나간 다른 그룹들과 달리 KCC는 처음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 왔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왕 회장(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학 지시를 뿌리치고 직원 7명을 모아 ‘금강스레트공업’을 설립한 뒤 도료, 유리 등과 같은 건축자재 위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정 명예회장 혼자 힘으로 일궈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도료, 유리의 최대 수요처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막강했던 범 현대가의 보이지 않는 ‘지원’은 있었다.

이에 따라 KCC그룹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로 발표(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31위(4조1000억원)에 올라있다.

‘범 현대가’ 중에서는 현대․기아차그룹(이하 재계순위 2위), 현대중공업그룹(8위), 현대그룹(14위), 현대백화점그룹(28위), 현대산업개발그룹(30위)에 이어 서열 6위다.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로 KCC, KCC건설, 금강레저, 고려시리카, 코리아오토글라, 금융계열사인 유리제우스주식형사모투자회사1호, 유리패시브주식형사모펀드 등 7개사를 두고 있다.

지난 2005년 그룹 매출(2006년 4월 공정위 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발표 기준) 규모는 2조7850억원, 순이익은 2890억원에 달하고 있다.

◆건자재 독보적 시장지배력 바탕 실리콘 진출

KCC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KCC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총자산이 3조9180억원인 KCC는 지난 2005년 매출 1조8698억원․순이익 1781억원, 지난해 1~3분기에는 각각 1조4069억원․1658억원에 이를 만큼 우량기업이다.

KCC는 도료(이하 2006년 1~3분기 매출비중 45%), 건축자재(24%), PVC(17%), 유리(14%) 등 각 사업무문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선박용, 자동차용 페인트를 비롯한 도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2005년 27%)다. 건축자재 부문에서도 석고보드 58%, 그라스울 58% 등 내장재 및 보온단열재 대부분 품목에서 50% 이상의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판유리도 시장점유율 40%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PVC는 18%를 점하고 있다.

나아가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실리콘 부문은 KCC의 신성장동력이다. KCC는 2004년 상반기에 국내 최초로 실리콘의 기초원료인 실리콘 모노머를 연간 2만5000t 생산할 수 있는 전주3공장을 준공했다.

이어 2005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812억원을 투입해 모노머 기준 연간 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대죽 실리콘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대죽 실리콘 공장이 완공될 경우 모노머 기준 연간 7만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세계적인 실리콘 생산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KCC는 그룹 계열사 지배구조에서도 핵심축이다. KCC가 계열사를 장악하는 구조다. KCC는 KCC건설 36.03%를 비롯, 유리원료제조업체 고려시리카 60.0%, 자동차유리 생산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 40.0% 등의 지분을 소유, 3개 계열사의 최대주에 올라있다.

골프장 운영업체 금강레저 20.50%도 보유하고 있다. 금융 계열 유리제우스주식형사모투자회사1호와 유리패시브주식형사모투자회사는 KCC와 고려시리카가 각각 100% 출자지분을 갖고 있다.

◆창업주 장남 정몽진 회장 ‘경영 대권’

KCC그룹은 창업주 정 명예회장에 이어 사실상 ‘2세 경영체제’로 전환됐다. 정 명예회장은 ‘명예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을 뿐 실제 경영은 정 명예회장의 세 아들인 장남 정몽진(47) KCC그룹 회장, 차남 정몽익(45) KCC 대표이사 사장, 3남 정몽열(43)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귀국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 지난 2000년 2월 그룹 경영의 ‘대권(大權)’을 물려받았다. 그룹의 양축이었던 ‘금강’과 ‘고려화학’이 합병(2000년 4월) 하던 시기였다. 장남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몽익 사장은 정몽진 회장과 호흡을 같이 하며 그룹경영을 보좌한다. 정몽익 사장은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와 조지워싱턴대학원 졸업하고 1989년 ‘금강’에 입사, 이후 금강 이사, 전무이사, KCC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정몽열 사장은 1989년 미국 FDU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고려화학에 입사, 금강종합건설(옛 KCC건설) 상무를 거쳐 2002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KCC건설을 이끌고 있다.

◆정몽진 회장 일가 중 KCC, 고려시리카 지분 최다 보유

KCC그룹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구조는 ‘2세 체제’로 전환된 현 경영구조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KCC그룹 지주회사격인 KCC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51.52%로 정 명예회장 일가 8명 및 임원 1명, 자사주로 구성돼 있다.

정몽진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장자(長子)’로서 지배주주 일가 중 가장 많은 17.71%를 소유하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 10.00%를 훨씬 앞선다. 동생들인 정몽익 사장과 정몽열 사장은 각각 8.81%, 5.29%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또 정 회장은 고려시리카(이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명수, 100.0%․5명)에 대해서도 KCC(60%) 다음으로 많은 38.6%를 갖고 있다. 이어 정 명예회장 1.3%, 정몽익 사장 0.1%. 정몽열 사장 0.0%(370주) 순이다.

반면 정몽익 사장은 금강레저(6명 100.0%)의 지분 36.4%를 소유,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정 회장과 정몽열 사장은 각각 28.3%, 9.4%, 계열사 중에서는 KCC와 KCC건설이 각각 20.5%, 3.0%씩 보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코리아오토글라스(60.0%ㆍ2명)의 지분 20.0%도 보유, KCC(40.0%)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있다.

KCC건설(66.52%ㆍ3명)을 이끌고 있는 정몽열 사장은 KCC건설에 대한 지배기반이 견고하다. KCC가 최대주주(36.03%)로 있기는 하지만 정 사장이 정상영 명예회장(15.68%)에 이어 삼형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14.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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