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주가에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15-05-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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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플러스일까 마이너스일까?

최근 제일모직과 합병을 결의해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주사 전환과 주가 사이의 연관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주사 전환이 호재인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그룹 별로 처한 상황을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합병을 결의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두 회사 모두 상승 곡선을, 앞으로 지주사 전환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다른 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대체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선 통합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물산)의 경우 합병 소식이 두 회사의 주가를 함께 끌어올렸다. 합병 발표 전인 22일 종가 기준 제일모직은 16만3500원, 삼성물산은 5만5300원이다. 29일 기준으로는 19만200원과 6만3000원이다.

합병 결의 전후로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7.4%와 13.9%씩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오너 3세의 그룹 지배력이 안정권에 돌입했다"며 "합병으로 인한 사업 시너지와 밸류에이션 논란 완화 효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향후 지주사 체제를 확립할 것이 유력시 되는 여타 그룹들의 상황은 삼성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에서 각각 지주부문을 떼어 낸 뒤 하나로 합쳐 통합 지주사를 만들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지배적이다. 그런 만큼 두 회사가 그룹 지주사 전환에 중심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화두로 떠오른 뒤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은 오히려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22일 기준 23만1500원, 4만8950원이던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주가는 29일 22만3500원, 4만7650원으로 이 기간 각각 3.5%, 2.7%씩 떨어졌다.

한화그룹은 지주사 형태를 띠고 있는 ㈜한화가 있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한화S&C를 합병시켜 후계 경영자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완벽한 형태는 아니지만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의 최근 주가 추이 역시 좋은 흐름은 아니다. 22일 기준 4만5750원이던 주가는 29일 4만3200원으로 5.6%가 떨어졌다.

대림그룹은 이달 초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I&S를 흡수합병하며 사실상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대림코퍼레이션 역시 비상장이기에 향후 상장사 대림산업과의 합병으로 완벽한 지주사 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대림그룹 지주사의 모태가 될 대림산업의 주가도 앞선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 8만3600원이던 주가는 7만8300원으로 6.3%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지주사 체제가 가지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 즉 기업의 오너들에게 유리한 구조"라며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일반 주주들의 주권 행사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어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주사 전환이 공식 발표된 상황과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분명히 다를 수 있고, 주가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로 움직이는 만큼 개별 그룹의 특성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 증시 전문가는 "지주사 전환은 일시적으로 주가에 호재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기존 순환출자 고리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는 해당 그룹과 계열사의 지배구조 및 성장 전망성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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