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남중국해 영유권 놓고 줄다리기 '팽팽'

입력 2015-05-3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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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건설 인공섬에 무기반입 확인"...중국 "정당한 주권행사 침해말라"

G2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국제사회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29일부터 3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초 이번 회의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조성과 관련해 해법이 모색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중국과 미국 간 갈등만 더 키웠다는 평가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샹그릴라 대화의 단골 이슈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도서 매립, 등대 건설, 항공기 활주로 건설 등 일방적 행동을 가속화한 몇 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은 이 회의를 자국 입장 옹호와 상대국 비난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올해는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의 인공섬에 무기를 반입한 사실이 공식 확인돼 양국의 설전이 더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무기가 인공섬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공격했고 이에 중국 당국은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주권 행사를 침해한다"며 신경질적 반응을 내놨다.

이에 대해 중국 측 대표 쑨젠궈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남중국해는 중국의 정당한 주권 범위 안에 있다"며 "인공섬 조성 작업은 충분히 국제법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하면서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의 아시아 군사 전략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중국이 이처럼 날을 세운 것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 발언 때문이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물론 영유권 주장 국가들 모두 인공섬 건설과 군사적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터 장관은 "미국이 남중국에서 수십 년 동안 해온 정찰과 초계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군사적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것.

카터 장관이 대놓고 인공섬 건설 중단을 요구한 것은 중국이 인공섬에 무기를 반입한 사실까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정찰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한 달 전에 조성한 인공섬 중 한 곳에 이동식 대포 2기가 설치된 것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무기가 미국 선박이나 항공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미군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간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는 것은 민간 용도라고 밝혀왔지만 이번 무기 반입은 이 같은 주장과는 정면 배치된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이런 사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중국도 '군사용 목적'을 부인하던 예전의 방어적 태도를 버리고 미국과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 참여했던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케빈 앤드루스 호주 국방장관은 회의 직후 공동성명에서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강하게 반대한다"며 미국을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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