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장은 녹십자 글로벌 사업에 주춧돌이며,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캐나다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에 수출할 것입니다. 향후 북미 시장에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혈액제제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십자의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이 착공에 들어갔다. 녹십자는 지난해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공장을 세계 최대인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십자는 1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현지법인 Green Cross Biotherapeutics(이하 GCBT)의 공장 기공식을 열고 혈액제제 설비 착공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허일섭 녹십자 회장을 비롯, 자크 다우(Jaques Daoust) 퀘벡 주정부 경제개발장관·쟝 마르크 푸니에(Jean-Marc Founier) 퀘벡 주정부 국제협력장관·피에르 데로쉬에(Pierre Desrochers) 몬트리올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약 2억1000만 캐나다 달러(1870억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퀘벡주 테크노파크 몬트리올(Technoparc Montreal) 산업단지 내에 대지 면적 약 6만3000㎡ 규모로 지어진다. GCBT는 이 공장 설립을 위해 캐나다 퀘벡주 정부로부터 2500만 캐나다달러 규모의 재정지원을 받았으며, 국민연금으로부터는 약 7000만 캐나다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와 함께 퀘벡주 혈액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인 헤마퀘벡(Hema-Quebec)에 상업생산 시작 후 8년간 최소 6.24톤의 IVIG와 알부민을 공급하는 계약을 이미 지난달에 체결했다. 연간 IVIG 공급량은 최소 0.78톤으로, 이는 캐나다 전체 IVIG 시장 1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업계는 연간 400억원의 매출이 따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GCBT는 내년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늦어도 2019년부터는 상업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간 최대 100만 리터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IVIG)과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하게 된다.
특히 국내 기업이 북미에 직접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설립하는 첫 사례로, 녹십자가 세계 최대인 북미 혈액제제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캐나다의 자국 내 첫 IVIG와 알부민 생산 공장을 국내 제약기업이 짓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GCBT가 공장 설립 비용은 물론 안정적인 제품 공급처까지 확보함에 따라 북미 시장 진출의 성공적인 사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캐나다에 먼저 진출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액제제 원료인 혈장 확보도 순조롭다”면서 “GCBT가 헤마퀘벡으로부터 일정 물량의 혈장을 공급받기로 했고, 녹십자는 GCBT 공장의 상업생산 시기에 맞춰 미국 현지법인인 GCAM을 통해 혈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GCAM은 오는 2020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30곳 늘려 원료혈장을 연간 100만 리터 이상 공급 가능케 할 계획”이라며 “이번 캐나다 공장 설립을 통해 녹십자는 더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