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객기 실종과 미사일 피격 등 잇단 사고로 경영 위기를 맞은 말레이시아 국영 항공사인 ‘말레이시아항공(MAS)’이 전체 직원의 30%를 감원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MAS는 전체 직원 2만여 명에게 근로계약만료 서류를 발송하고 이 가운데 1만4000여 명을 자사의 새 법인에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6000여명은 실직자 신세가 된다. 지난 8월 MAS의 대주주인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크리스토프 뮐러 신임 MAS 최고경영자(CEO)는 “신생법인의 일자리를 제안받은 직원 가운데 경쟁사들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은 직원도 있어 모두가 해당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뮐러 CEO는 “불행하지만, 직원 6000여 명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며 “올해는 회사 경영부분의 출혈을 멈추고, 2018년에는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뮐러 CEO는 아일랜드 항공사인 에어링구스 CEO 출신으로 ‘터미네이터’라고 불리며 구조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MAS의 첫 외국인 CEO로 영입됐다.
뮐러 CEO는 오는 9월 MAS는 신생법인을 출범시키고, 운영, 지원, 개발 등 9개로 신생법인의 사업부문을 재편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MAS는 성역없는 구조조정으로 저가 경쟁이 지속되는 아시아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해 2018년에는 실적이 흑자로 전환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영국 BBC는 항공사가 목표 달성을 위해 정보기술(IT) 담당자를 줄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유럽 노선을 축소하며 역내 노선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MAS는 지난해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여객기가 남중국해에서 실종되고, 같은해 7월 298명을 태운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 피격으로 추락하는 등 대형 참사가 잇따라 발생하며 승객 감소, 보상금 지급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