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메르스 공포 확산에도…중동 진출 한국 기업 직원들 “메르스는 남의 일”

입력 2015-06-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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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로 유입된 지 2주 만에 확진 환자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까지 현실화됐지만, 중동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환자는 6명 발생으로 총 25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2명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유럽질병예방통제청(ECDC)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2월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메르스 환자는 총 23개 국가에서 1167명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479명이 사망했다.

환자와 사망자 대다수는 사우디(1007명 감염ㆍ442명 사망)와 UAE(76명 감염ㆍ10명 사망)에서 발생했다. 국내 환자 발생이 급증함에 따라 한국(25명 감염ㆍ2명 사망), 요르단(19명 감염ㆍ6명 사망), 카타르(13명 감염ㆍ4명 사망) 순으로 많다. 한국은 환자 발생이 급증함에 따라 아시아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이런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동 현지 진출 기업들은 남의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A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는 최모(33)씨는 “중동에서 메르스는 항상 있어왔고 아직까지 현지 진출 기업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서 잠잠하다”면서 “오히려 한국이 더 위험해보인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B 건설사에서 근무하는 박모(34)씨는 “중동은 한국처럼 급속도로 전염되지 않고 전염력이 낮아서 그런지 위험성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찌는 듯이 더운 현지 날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C 엔지니어링 회사에 근무하는 윤모(42)씨는 “한국은 불안한 반면 현지에서는 직원들 체온도 재지 않고 있다”면서 “직원들 자체적으로 현지 관광을 자제하고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출장 후 한국에 입국한 유모(44)씨는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야 (메르스의) 심각성을 인지했지만 현지에서는 남의 일이었다”면서 “중동 출장 후 돌아오면 2주 정도 자택에서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다. 아직 중동 진출 기업 중 출국금지령을 내린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지에 진출한 기업과 한국에서 중동으로 간 출장자들에 대한 메르스 예방법 등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구축 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방안이 나오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통해 해외진출 기업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리고 산업현장에 메르스 안전 문제를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발레인, 카타르 등 중동지역 8개국에 나가 있는 국내 건설업체 직원 수는 총 6972명에 달한다. 이중 사우디가 32개 건설업체 총 3912명으로 가장 많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 대행 주재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메르스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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