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과도한 엔화 약세에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2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 후 기자들에게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며 “안정적으로 추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한때 200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25엔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를 배경으로 연내 금리인상 기대가 강해지면서 달러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구로다 총재는 과도한 엔화 약세에 대해 “수준이나 속도에 대해 언급하진 않겠다”며 “모든 나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어디까지나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총리와는 환율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나눈 바가 없다”며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선 “정기적으로 총리에게 경제나 금융 정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내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의 이같은 발언 이후 이익 확정을 목적으로 한 엔화 매수, 달러 매도가 나오면서 달러·엔 환율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오후 2시3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24.65엔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가 엔화 약세에 대해 견제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