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 은행 수수료 볼멘소리에 '뿔났다'

입력 2015-06-02 18:24 수정 2015-06-0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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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수수료 규제에 대한 은행들 볼멘 소리에 일침을 가했다.

임 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지주사 전략 담당 임원들과 현장간담회를 갖고 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지주사 한 임원은 "예대마진이 줄어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사 수수료 자율성을 제고해 달라"고 토로했다.

이어 "서민들은 은행 수수료가 '공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에 금융당국도 수수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건의사항을 들은 임 위원장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는 "위원장 자리에 오른뒤 당국에서 수수료 지도사항에 대해 모두 점검했다"며 운을 뗐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규제한 수수료는 전체 은행 수수료의 4분의 1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75%는 은행들 스스로 다른 은행과의 경쟁을 통해 자체적으로 깎아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 스스로 VIP나 준VIP들에게 수수료 할인을 해주고 그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한 적이 있느냐"라고 반면하며 "규제 때문에 수수료 영업을 못 한다고 하면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임 위원장은 "은행 스스로 제값을 받겠다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금융당국 규제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수수료는 금융회사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당국은 그 체계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전달하는(공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ㆍ기술금융 같은 정책금융으로 인해 은행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지주사 한 임원은 "서민금융은 은행 보다 저신용자 심사ㆍ관리에 특화된 캐피탈, 저축은행에서 하는게 맞다"라고 말하자 임 위원장은 "은행이 기법이나 심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더 서민금융을 잘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은행들도 중금리 대출을 사회적 배려 차원이 아닌 새로운 신용 루트로 봐야 한다"며 "지주사들은 저축은행과 연계영업을 활성화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기술금융에 대해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여신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당국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TCB 등 제대로 기술력을 평가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자회사간 입금·지급 업무 위탁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지주내 두 은행이 있는 경우 입금·지급 업무를 위탁하면 계열사인 다른 은행 지점을 원래 거래 은행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하나-외환은행, 신한-제주은행, 부산-경남은행, 전북-광주은행 고객이 상대 은행에서 기본적인 업무를 볼 수 있다.

임 위원장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속히 업무 위탁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자회사간 고객정보 공유시 고지방법 다양화 △금융·실물 융합 업종도 자회사 편입 허용 △해외법인에 신용 공여시 담보 확보 의무 경감 △해외법인 대출뿐 아니라 보증 허용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임 위원장은 "이날 논의된 사항 등을 포함해 이달 중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라며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한 중장기 과제들은 금융개혁 자문단이 연구ㆍ검토해 하반기중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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