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1조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에 매각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분 13%(보통주 508만3694주)의 신주를 발행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25%를 8000억원에 매각키로 해 1조2000억원 상당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게 됐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포스코의 포스코건설 지분은 50% 내외로 낮아지며 PIF가 38% 지분을 가져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투지유치 본 계약은 이달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포스코건설 지분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매각 논의는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앞서 같은해 6월 포스코의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날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연산 15만대 규모 자동차 공장건립을 합의하면서 포스코는 PIF와 사우디 내 주택과 플랜트 등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해 PIF와 포스코건설 매각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요청으로 포스코건설의 지분 매각이 검토됐다고 포스코건설측은 설명했다.
PIF는 지분 인수 후 포스코건설과 현지 합작 건설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합작사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되며, 사우디에서 사회간접자본(SOC)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및 에너지 부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중남미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포스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지분을 매각하게 될 경우 중동에서도 수주고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해외 수주 규모는 총 5조6880만원이지만 대다수 중동이 아닌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호주에서 수주가 이뤄졌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역시 “포스코건설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늦게 해외시장에 진출해 중동보다는 비중동지역에 대한 영업력을 키워왔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중동지역으로 사업 확대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지분매각이 권오준 회장이 추진 중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가 그동안 외부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던 행보와는 달리 거침없는 구조조정을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마산백화점 매각을 완료했다. 이어 부실 계열사 처리에 나서며 지난달에는 포스코하이알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포스코플렌텍은 워크아웃을 신청해 3일 채권단 회의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