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때문에 외출 겁나요"…온라인몰 식품 매출↑

입력 2015-06-0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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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마트 등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몰로 몰리고 있다.

3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국내에서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5월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간 식품류 판매량을 조사했더니 메르스 감염자 발생 이전 12일(5월8∼19일)보다 라면 판매량은 18%,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식품의 판매량은 11% 증가했다.

신선식품 가운데는 국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97%, 쇠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이 각각 79%와 22% 늘었다.

통조림 가운데는 참치캔 판매량이 60%, 고등어·꽁치캔 판매량은 46% 늘었다.

오픈마켓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15%, 수입 돼지고기 판매량이 24% 증가했고, 국수 등 면 가공식품 판매량도 43% 증가했다.

배달음식을 찾는 이들도 늘어 옥션과 G마켓에서 중국요리·피자·치킨 등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37% 늘었다.

편의점 CU에서도 최근 일주일(5월 26일∼6월 1일)간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어 비누·손 세정제 매출 증가율(10.5%)을 앞질렀다.

유통업계는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마트나 레스토랑처럼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기를 꺼리는 이들이 증가해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지난달 둘째 주만 하더라도 라면 판매량은 전주와 비슷했고, 국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었다"며 "메르스 감염이 크게 확산된 5월 말부터 식품 판매가 늘고 있는데, 이는 신종플루 확산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생활정보 공유 카페나 육아 카페 등에서는 아이를 데리고 대형마트 등에 가기가 꺼려진다는 글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에 산다는 네이버 아이디 'haya****' 사용자는 "장봐야했는데 그냥 마트에 배달시켰다"며 "내 몸, 내 새끼 지키는데 유난이 어디있나. 누가 해주지 않으니 스스로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산한 지 두달가량 됐다는 네이버 아이디 'nick****' 사용자는 "메르스 때문에 집 앞 김밥집에 가는 것도, 마트 가는 것도 꺼려진다"며 "불필요하게 나갔다가 아기한테 해가 될까봐…"라고 적었다.

이런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자 유통업체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현장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하고, 타액이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신선식품 작업장 근무자나 시식사원들은 100% 마스크를 하도록 했다.

쇼핑카트와 쇼핑바구니 옆, 화장실, 점포 출입구 등에는 알코올 손 소독제를 놓고, 무빙워크 벨트(손잡이) 부분과 푸드코트 탁자도 하루 2번 소독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역시 고객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쇼핑카트 옆과 화장실에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도 출입문과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소독을 강화하고 손 세정제를 곳곳에 들여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망자가 나오고 각종 루머가 떠돌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사람이 붐비는 곳을 꺼리고 인터넷 쇼핑 등을 이용하려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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