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체계로 전환한 이후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초기 데이터 요금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데이터 요금제 서비스의 질을 높인 전략을 구사하며,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통3사의 가장 파격적인 조치는 당연 유·무선 통화 무제한 서비스다.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와 KT가 데이터 요금제에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 구간을 전면으로 확대했다. 처음 KT와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요금제로 전환한 뒤 유·무선 통화구간에서 장벽을 설치했다. KT는 5만9900원 이상 요금제를 가입해야 유·무선 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했다. LG유플러스는 모든 구간에서 무선을 무제한으로 제공했으나 유선통화는 유료화로 남겨뒀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지난달 19일 2만원대 데이터 요금제에 무선은 물론 유선까지 무제한 제공하는 ‘밴드(band) 데이터 요금제’를 발표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가 곧바로 유선통화로 무제한 영역을 넓히며 대응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출시한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한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으며, 무선과 유선 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조치를 취했다.
KT도 뒤를 따랐다. KT는 기존 월 5만9900원 이상의 데이터 요금제에서만 유·무선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음성통화 제공 영역을 데이터 최저 요금제까지 확대했다. 이로 인해 데이터 요금체계에서 이통3사의 음성통화 전 구간이 모두 해제된 셈이다.
이통3사의 서비스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데이터 요금제의 부가서비스 경쟁으로 옮겨 붙으면서 반격에 재반격을 거듭하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가 데이터 요금제에 부가서비스 혜택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
이달 1일 KT는 고객이 사용 패턴에 맞게 데이터 요금제의 사용 시간을 선택해 맘대로 쓸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SK텔레콤이 발표한 하루 6시간 데이터 무제한 부가서비스인 ‘밴드 타임프리’와 비슷한 형태다. 다만 SK텔레콤이 특정 시간대를 정한 것과 달리 KT의 부가서비스는 고객이 사용 시간대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남규택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와 다양한 데이터 혜택 제공으로 데이터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파격적인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고객들의 데이터 이용 패턴을 분석해 하루 중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6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밴드 타임프리’를 출시했다.‘밴드 타임프리’는 월 5000원(VAT 별도)으로 출·퇴근과 점심 시간(07~09시, 12~14시, 18~20시) 등 총 6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데이터를 매일 1GB씩 월 최대 31GB를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부가서비스 대신에 기존 데이터 요금제와 별개의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며 방어했다.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로도 경쟁사와의 부가서비스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개편된 요금제는 359, 419, 469, 509 구간에서 데이터를 1.3GB, 2.3GB, 3.6GB, 6.6GB로 늘렸다.
이처럼 이통3사가 데이터 요금체계에서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된 배경은 단통법으로 보조금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에 이어 데이터 요금제 도입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변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각사 별로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