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모바일 신용카드, ‘독이 든 성배’로 변하지 않길

입력 2015-06-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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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시장국 2금융팀장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서 발급받는다?”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바로 국내 카드사들이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카드를 따로 발급받지 않고도 곧바로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한 것이다.

일단 모바일 신용카드는 플라스틱 카드에 비해 연회비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는 제작 및 배송에 1만5000원 정도가 든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연회비는 1만~2만원 수준이다.

모바일 신용카드의 경우 제작과 배송이 필요없기 때문에 연회비가 대폭 낮아졌다. 하나카드의 ‘모비원’의 연회비는 3000원이며 신한카드는 기본 연회비를 없애고 서비스 연회비만 5000원가량 책정했다. BC카드는 연회비를 업계 최저인 2000원까지 낮췄다. 연회비가 대폭 낮아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연회비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의 연회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장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출혈 경쟁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00년대 초 카드 대란이 터지기 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정부는 소비 진작, 세수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 장려 정책을 추진했다. 카드사들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자 고객 확보를 위해 연회비 공짜를 내세우며 출혈 경쟁을 펼쳤다.

또한 지난 2013년 6개 카드사가 공동으로 일명 ‘앱카드’를 출시한 이후에는 가입자 수가 몇 만명을 돌파했는지 등을 홍보하기 바빴다.

앞선 분석일지 모르지만 과도한 마케팅과 시장 경쟁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뒤처진 카드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업계 분위기에 맞춰야 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가 카드사들에게 언제 ‘독이 든 성배’로 변할지 알 수 없다.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또 다시 무의미한 고객 수 확장에 나서기보다는 가맹점 확보 등 서비스 향상과 맞물려 갈 수 있도록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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