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앤토니 하몬에 주목하는 까닭은 유복한 가정에서 엘리트의 성장과정을 거친 인물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가난과 범죄, 싸움에 휘말려 지냈으며 학교에서 학업 성적도 우수하지 못한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열여섯의 나이에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 상을 받고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학교의 하나인 코넬 대학교에서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게된 데에는 우연한 기회가 있었던 덕분이다.
앤토니 하몬은 시카고의 NFTE(Network for Teaching Entrepreneurship) 창업 교육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곳에서 그는 한국인 김동진 교수를 만나게 됐다. 이후 이들은 온도계가 접목된 아기 젖꼭지 ‘Thermofier’를 개발, 앤토니의 머릿속에 잠재된 아이디어를 디자인 과정과 방식을 통해 발견하고, 두 사람은 사업 계획으로까지 발전시켰다.
김 교수 역시 NFTE라는 디자인 커뮤니티를 통해 창업 정신과 비즈니스의 시작은 어린 나이에 배우고 실현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다른 사람의 미래를 바꿔주는 사회적 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당시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이사였던 그는 교육자로서의 인생의 진로를 꿈꾸게 된 것.
이를 계기로 김 교수는 더욱 많은 디자인 커뮤니티의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자신이 직접 커뮤니티를 기획했다. 자신의 모교인 노스웨스턴 대학 학생들, 비얀드 디자인 회사의 디자이너들, 초중학교 학부모,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DIG 8’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했다. 학생들이 학문과 미래의 제품과 사업 개발의 모습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발전돼 가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였다. ‘DIG 8’를 통해 3개월 동안 42명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제품 개발의 과정과 방법을 가르치고 이를 사업화해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출시해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DIG 8 커뮤니티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현된 ‘Elephant Hook’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판매 수익금은 3D 프린터, 소프트웨어, 운영비로 프로그램에 재투자돼 지금은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그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창업정신 교육과 다양한 학문의 사업적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2의 산업혁명 물결의 기반이 되고 있다”면서 “창업 정신과 비즈니스의 시작은 어린 나이에 배우고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퍼듀대학교 김동진 교수는 디자인 플랫폼과 커뮤니티의 개발 및 창업방식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경성대, 동아대, 홍대 IDAS, 카이스트 등에서 특별한 강연을 진행했다. 미국의 다양한 디자인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통해 창업을 선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창업 선도의 시점과 과정, 방식들을 제시했다.
한편 김동진 교수는 산업체에서 일하면서 18년 동안 200여 개의 제품을 개발했고, 60여 개가 넘는 미국 제품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인디아나 주에 위치한 퍼듀 대학에 제품 디자인 부교수(http://cla.purdue.edu/academic/vpa/ad/industrial/directory/index.aspx?p=Tong%20Jin_Kim)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