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지난 1분기에 해외에서 카드로 긁은 액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설 연휴와 저유가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500만명에 육박한 것이 요인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액은 32억10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0.5% 증가했다. 200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다.
이는 해외여행을 떠난 출국자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내국인 출국자수는 작년 3분기에 400만명을 넘어선 후 그 해 4분기에 소폭 하락했다가 올 1분기에 13.1%나 불었다.
정선영 한은 국제국 과장은 “2월 설 연휴가 길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가 떨어지면서 해외 여행을 나가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화 강세, 해외여행의 보편화, 카드 사용의 편리성 등도 해외 카드 사용액 증가에 배경으로 작용했다.
카드 종류별로 보면 신용카드가 70.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체크카드(24.0%), 직불카드(5.1%) 순이었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는 전분기보다 그 비중이 각각 0.8%포인트, 7.9%포인트 축소된 반면 체크카드는 6.8%포인트 확대됐다.
정 과장은 “세제혜택 등으로 체크카드 발급이 많아지면서 체크카드의 해외 사용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액은 27억60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13.0% 감소했다. 작년 4분(-3.2%)에 이어 두분기째 내림세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든 여파였다. 외국인 국내 입국자수는 올 1분기에 321만명으로 전분와 비교해 9.0%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입국자수의 45% 내외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같은 기간 1.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