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르스 공포에 주식시장은 웃는다?

입력 2015-06-04 07:59 수정 2015-06-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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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자본시장부 기자

온 나라가 비상사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이다. 증권가도 예외는 아니다. 메르스 불안감에 증시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백신ㆍ제약주 등 메르스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에 단타 세력이 몰리면서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처음 시작은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나 신종플루 등 전염병이 돌았을 때 움직임을 보였던 관련주(백신·의약주)들의 급등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의 관련주 찾기는 과열되는 모습이었다. 기상천외한 연결솜씨로 관련주 찾기에 열을 올리며 숨어있는 메르스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마치 경쟁하듯 메르스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던 시장은 선풍기를 생산하는 기업을 메르스 수혜주로 올려 놓았다. 선풍기와 메르스가 무슨 상관이냐 싶겠냐마는 이 기업이 칫솔살균제를 만들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술을 파는 기업이 관련주로 꼽히기도 했다. 그 기업도 아닌 자회사가 메르스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기업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헛된 욕망은 좌절을 낳는 법이다. 실체없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오르던 종목들의 주가가 결국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스가 번졌던 2003년, 신종플루가 나타났던 2009년과 지금 상황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심지어 당시 수혜주로 급등세를 탔던 종목들 가운데서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는 종목들도 있다.

사회가 불안할 때면 그런 불안한 상황을 이용하려는 세력은 항상 등장해왔다. 또한 한 나라 전체를 불안감에 빠뜨리는 '사건'도 증시에서는 한갓 '재료'에 불과한 취급을 받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과 성숙한 투자자들의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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