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가 삼성물산 합병안에 공식 반대하며 지분을 취득하면서 순항하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금일 삼성물산의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진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치 않으며, 소액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 이날 엘리엇메매니지먼트는 경영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운용자산이 미화로 260억 달러(한화 약 29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계 헤지펀드가 합병안을 반대로 갑작스럽게 지분을 취득하면서, 향후 다른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의 행보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그간 순탄하게 진행됐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시 전문가는 “미국계 헤지펀드가 짚은 이슈는 한 번쯤은 누군가 짚고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문제였다”며 “돈을 잘 벌지만 가치대비 저평가 된 삼성물산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제일모직과 합병하면서, 주주들 입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라는 생각을 가진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합병 당시엔 주가가 급등해 국내 기관 투자자중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제2, 제3의 반대세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달 26일 전격적인 합병안을 발표 한 바 있다. 제일모직이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며 당초 오는 9월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