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시장 넘보는 생활가전 中企

입력 2015-06-04 10:51 수정 2015-06-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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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전기레인지’·쿠쿠 ‘안마의자’등 확장…무차별 확장으로 경쟁력 저하 우려도

▲바디프랜드가 최근 출시한 ‘W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월 1만원대로 가격대를 낮춰 기존 업체들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왼쪽 사진은 쿠쿠전자가 출사표를 던진 안마의자 '내추럴릴렉스'.

국내 생활가전 중소·중견기업들의 ‘크로스오버(Crossover·장르 교차)’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주력 사업에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비교적 진출이 쉬운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군도 얽히고 설키면서 각 업체들의 경쟁 구도도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마의자 렌털업체 바디프랜드는 최근 ‘W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출시하며 주방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저가 정수기 시장에 뛰어든 후 지속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던 바디프랜드가 또 다시 새로운 사업군에 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 제품은 월 1만9900원에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을 모두 담은 전기레인지다. 핵심은 불필요한 방문 관리를 없애 가격을 월 1만원대로 낮췄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W 정수기’ 역시 방문관리를 없애고, 소비자가 필터를 스스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월 1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바 있다. ‘실속형 저가 제품’으로 경쟁이 심한 정수기나 전기레인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밥솥 업계의 1인자인 쿠쿠전자도 최근 새로운 사업군인 안마의자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렌털 시스템을 활용해 월 5만원대의 저렴한 안마의자 ‘내추럴릴렉스’를 내놓은 것이다. 밥솥에서 전기레인지까지 다양한 주방가전에서 입지를 다져왔던 쿠쿠전자가 주방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저가에 초점을 맞춘데다, 쿠쿠전자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져 기존 안마의자 강자인 바디프랜드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종합가전 업체로의 사업 확대를 천명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물론, 올 하반기 ‘딤채 쿡’이라는 이름으로 전기밥솥까지 출시할 계획이어서 업계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내달 전기주전자를 내놓고, 이후 커피머신, 정수기까지 주방가전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대유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이 같은 사업 다각화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내 생활가전 중소·중견기업들의 이 같은 ‘크로스오버’ 움직임은 포화상태가 된 주력 사업에서 기업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방향이다. 비교적 기술 장벽이 낮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진출한 후발업체들이 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저렴한 가격밖에 없는 것이 한계이지만, 기존에 형성됐던 가격거품을 꺼뜨리는 데 있어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들 입장에선 기준 없는 무차별적인 사업 확장은 기존 주력사업군에서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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