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외국계 펀드에 또 ‘휘청’… “오너 지배력 약한 탓”

입력 2015-06-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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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이 또 다시 외국계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오너 지배력이 약한 것이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3일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에서 취득했다고 4일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별도 홍보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합병에 반대하려고 지분을 매입했다는 의미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한 외국계 펀드의 거듭된 공격 배경으로 오너가의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SDI(7.18%), 삼성화재(4.6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37%), 삼성복지재단(0.14%) 등을 합쳐 13.59%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앞서 지난 2004년에도 영국계 펀드의 시세차익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당시 헤르메스 펀드는 삼성물산 주식 5%를 매입했다가 되팔아 1년여 만에 38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헤르메스는 2003년 11월부터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했다. 5% 지분을 확보한 헤르메스는 주식매입 목적을 ‘투자’라고 밝혔지만 삼성물산 경영에 간섭하는 등 적대적 인수·합병(M&A)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에 주가가 취득가 이상으로 오르자 2004년 12월 3일 단 하루만에 지분을 모두 팔고 한국을 떠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헤르메스는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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