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 공격 당한 삼성물산… 과거 사례 재연되나

입력 2015-06-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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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외국자본의 공격을 받으면서 자칫 합병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증권가에 퍼지고 있다. 이에 과거 외국계 자본의 공격을 당한 국내 기업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경영 참여’의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해 보유하고 있다고 4일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차질이 생기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대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에 나선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우선 2003년 SK에 대한 외국계 투자자인 소버린자산운용의 공격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소버린은 SK(주) 주식 14.99%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SK에게 계열사 청산, 경영진 교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경영에 개입했다.

SK는 이에 맞서 1조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하고 나서야 어렵사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다. 당시 소버린은 SK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1789억원에 산 주식을 1조1000억원이 넘는 돈에 팔아 9000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2004년에는 삼성물산이 공격을 당했다.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지분 5%를 사들여 우선주 소각을 요구하면서 경영권에 개입한 것. 당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을 M&A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직후 거꾸로 지분을 모두 팔아 3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려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이밖에 KT&G는 영국계 펀드인 TCI와 미국의 칼 아이칸 등 외국계 주주와 법정공방 등 경영권 분쟁을 겪었고, 국내 일부 상장 해운사들도 노르웨이 해운사 골라LNG 등 유럽계 주주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은 대부분 국내 기업의 승리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게 되는 등 상처만 남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 외국인 투자자와 대기업 간 분쟁이 자주 벌어지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자본시장이 대거 개방돼 국내 대기업이 외국인 주주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요구 등 경영 간섭을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총수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한국만의 지배구조 문제도 외국계 자본의 좋은 먹잇감이라는 지적이다.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지분을 대량 매집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 언제든 분쟁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가와 국내 대형 상장사 간 갈등은 대부분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거나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관계가 불일치한 데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며 “국내 상장자들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 친화적 경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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