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걱정되니까, 마스크 쓰고 출근해"
"무슨 마스크야. 화장 지워져!"
출근길, 어머니와 현관문 앞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하철에 몸을 싣는 순간
후회가 폭풍처럼 몰려왔습니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더군요.
'아...엄마 말 들을걸ㅠㅠ'
여러분은 모두 마스크 쓰고 출근 하셨나요?
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난리도 아니죠...
덩달아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5월20일부터 6월 1일까지
마스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69% 급증했습니다.
한마디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 겁니다.
여기서 잠깐, 혹시 들어보셨나요?
'장관님 메르스 마스크'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쓰고 등장한 이후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3M사 N95 등급의 1860모델로, 미국 식약청에서 인증받은 '황사 마스크'입니다.
여기서 N95 등급은 0.3 미크론 이상의 크기를 가진 미세과립 95%를 거를 수 있다는 뜻이죠.
이는 우리나라 식약청 기준 등급으로는 'KF94'에 해당해서
'n95 마스크', 'KF94마스크'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 마스크가 메르스를 100% 예방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장관님 메르스 마스크를 놓고 논란이 거셉니다.
바로 문형표 장관님 때문입니다.
문형표 장관 왈(曰),
"메르스는 공기로 전염되지 않는다"
"메르스 때문에 굳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발언했죠.
그런데...
지난달 23일 인천공항 검역소를 방문한 문 장관이
떡~하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됐습니다.
"공기로 전염은 안된다더니 왜 마스크를 썼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죠.
n95 마스크(KF94마스크)...
'장관이 쓸 정도면 뭐가 달라도 다를거다'라는 생각에 너도나도 구입,
품귀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N95 마스크'는 의료용으로 일상생활에서는 숨 쉬기가 곤란해 일반인이 쓰기 부적절하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의료용이라면서 장관은 왜 인천공항에 그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냐"는 것이죠.
'장관은 써도 되고, 일반인은 안된다는 거냐'는 반발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복지부...
공기로는 전염이 안돼 마스크 굳이 쓸 필요 없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는 '일반 마스크로도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비말(침)이나 인적 접촉시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입니다만,
장관의 발언과 복지부 예방법 안내가 엇갈리니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지...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불신이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지 15일째.
문 장관은 졸지에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이 됐습니다.
보건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엄마 말은 역시 진리인듯 합니다.
내일부터는 엄마 말을 잘 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