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심리로 열린 정 회장 결심공판에서 범죄의 중대성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재계 2위의 대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자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들이 개인용도로 회삿돈을 유용했다"며 "투명한 책임경영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적 태도를 버리지 못해 큰 충격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비자금 조성혐의와 본텍 편입과정에서 실제 가치보다 미달되는 가격을 배정해 기아차에 손해를 가한 혐의를 유죄로 주장했다.
또 역외펀드를 설립해 청산예정이던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참여시켜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고 현대우주항공 채무를 계열사들에게 떠넘긴 혐의 등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내세웠다.
이 날 정 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많은 반성을 했다"며 "현재 회사가 매우 어렵지만 기회가 부여된다면 현대ㆍ기아차를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시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이번 일을 통해 투명하고 조직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정 회장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6년 구형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어느정도의 형량은 예상했지만 6년이나 나올지는 몰랐다"며 "현재 정 회장이 부재가 되면 회사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도 "현재 회사가 환율하락과 노조 파업 등 내외부적 어려움에 직면해있다"며 "법원에서 정 회장의 한국경제기여를 고려해 국내 자동차 산업과 수출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좋은 판결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검찰은 정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동진 부회장에게는 징역 4년, 이정대 재경본부장과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