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의 흥행 추이는 역대 박스오피스를 통해 알 수 있다.
흥행작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1000만 영화를 기준으로 볼 때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1편의 역대 한국영화 중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은 ‘실미도’(1108만·2004년), ‘왕의 남자’(1230만·2006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2012년), ‘변호인’(1137만·2013년) ‘명량’(1761만·2014년) 등 총 5편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편이 사극인 점에서 알 수 있듯 한국형 사극은 실화를 다룬 영화 중 가장 강력한 흥행성을 가지며 승승장구했다. 그간 ‘관상’(913만·2013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2014년), ‘최종병기 활’(747만·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478만·2011년) 등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1996년 전북 무주에서 동계올림픽을 위해 결성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성공 스토리를 그린 ‘국가대표’(803만·2009년)도 실화를 소재로 흥행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 청각장애학교의 부조리를 고발한 영화 ‘도가니’(466만·2011년)는 흥행은 물론이고, 사회적 파장을 남기며 해당 학교의 폐교와 관련 재판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에는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다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48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아동 유괴 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297만·2007년), ‘아이들…’(186만·2011년)은 기대만큼 관객을 모으지 못했고, 조영남·윤형주·송창식 등 한국 포크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이야기를 다룬 ‘쎄시봉’(171만·2015년) 역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 ‘역도산’(101만·2004년), ‘코리아’(187만·2012년) 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실화 영화들은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