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사망 소식이 지난달 25일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그의 비보가 알려지자, 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가 애도를 표했다. 러셀 크로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 조현병에 시달리면서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에 빛나는 게임 이론을 완성한 존 내시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는 올 상반기에도 실존 인물 혹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한 실화 영화를 속속 쏟아냈다. 1월 개봉된 ‘언브로큰’이 첫 신호탄을 울렸다. 앤젤리나 졸리가 연출한 ‘언브로큰’은 19세 최연소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뒤, 제2차 세계대전 전쟁 포로 생활을 견딘 루이 잠페리니의 삶을 그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은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있다. 공식 확인 기록 160명, 비공식 기록 255명을 사살한 미 해군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겼다.
러셀 크로의 첫 연출 데뷔작인 ‘워터 디바이너’도 실화를 담았다.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중 터키의 갈리폴리 반도에서 벌어진 갈리폴리 전투를 배경으로 했다. 영화는 갈리폴리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 수습을 담당하던 대영 전쟁묘지위원회 소속 시릴 휴즈 중령의 묘지에서 발견된 한 장의 편지를 모티브로 삼았다.
아울러, 화려한 정통요리가 펼쳐지는 파리 엘리제궁에서 따뜻한 집 요리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은 유일한 여성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엘리제궁의 요리사’도 빼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실화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개봉 시 성공을 거둘지 알 수 없다. 다만 실화를 다룬 특성상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기 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