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품 한류’에 편승?…분칠하는 중소·중견기업

입력 2015-06-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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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 로만손·행남자기 등 시장 진출 잇따라…기술력 없을 땐 경쟁서 도태 우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화장품 시장에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술력 없이 트렌드에만 편승해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머지않아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5일 시계제조업체인 로만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자사의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와 연계한 화장품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를 신규 론칭했다. 로만손은 국내에 색조 화장품을 포함한 편집숍을 올해 잇따라 오픈할 계획이다. 이 같은 로만손의 움직임은 올초 중소기업중앙회장에서 돌아온 김기문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만손은 이번 화장품 사업 진출을 지난해부터 철저히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실적을 기록 중인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에 더해 로만손을 종합 패션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로만손은 이번 화장품 사업에 이어 의류 사업 진출도 준비 중이다.

70년 역사의 국내 도자기업체 행남자기도 지난해 말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주력사업의 세라믹 기술을 응용해 화장품 원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행남자기는 신사업으로 함께 추가된 의료기기와 화장품 사업을 통해 중국에서 10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외국산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 중국제품 사이에서 고전하던 도자기사업 대신 신사업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식품기업 천호식품 역시 화장품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천호식품은 180여 가지 건강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김영식 회장이 직접 출연한 광고로 유명세를 탄 업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천호식품은 올 하반기 건강식품 개발 과정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한방 화장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건강식품 업체를 넘어 종합건강관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벨벳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영도벨벳도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다. 새로운 브랜드 ‘연비아’를 통해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의 화장품을 내놓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밖에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도 지난해 국내 마스크팩 제조업체 제닉과 합작해 기초 화장품 브랜드 ‘티젠’을 출시했고,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해 10월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온’과 제휴를 맺고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론칭한 바 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모두 중국시장을 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대박을 치면서 생긴 현상이다. 또한 국내에 높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지닌 화장품 ODM업체들이 존재하고 있어 시장 진출이 비교적 수월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일단 한국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업들의 자신감도 한몫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관세율이 피부 보호용 화장품에 대한 수입 관세율을 낮추는 등 전반적인 환경이 화장품 시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전략없이 천편일률적인 제품만 내놓고 대박만 바란다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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