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형 철강사가 한국에 철근 수출을 개시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톈진(天津)시 허베이(河北)구에 근거지를 둔 허베이경업집단은 최근 한국 수입업체와 1만2000톤의 철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물량은 이달 말이나 7월 초 국내에 들어온다. 한국 수입업체는 허베이경업집단이 만든 철근의 품질을 본 뒤 추가 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축자재로 쓰이는 철근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이 아니다”며 “중국 제조사의 철근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면 추가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베이경영집단의 철근 수출로 국내 철강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산 철근은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53.0% 늘어난 7만4000톤이 수입될 정도로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근의 공세가 심화되면서 국내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위협받고 있다.
철근제조사 고위 관계자는 “철근은 철강재 중 저가 제품이기 때문에 대부분 내수용”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낮은 원가를 무기로 철근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허베이경영집단처럼 국내에 철근을 수출하는 중국업체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철강사들은 자국 시장이 침체하면서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허베이경영집단은 중국 철강업체 중 생산규모가 상위 20위권에 드는 기업이다. 민영 철강사 중에서는 4위다. 이 회사는 연간 800만톤의 철강재를 생산한다. 이 중 철근 생산 비중은 75%다. 허베이경영집단은 한국에 철근을 수출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정부로부터 KS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