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쌍두체제 종료…내년 5월부터 1인 CEO 체제로

입력 2015-06-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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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ㆍ구조조정 등에 따라 공동 CEO 지지율 하락…신임 CEO 내정자엔 크라이언 UBS CFO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위르겐 피첸(왼쪽) CEO와 안슈 자인 CEO. (사진=블룸버그)

독일 대형은행인 도이체방크가 7일(현지시간)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안슈 자인과 위르겐 피첸 현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UB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존 크라이언을 내정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자인 CEO는 오는 6월 말까지, 피첸 CEO는 내년 5월 사임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크라이언 단독 CEO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출신인 크라이언 CEO 내정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UBS에서 CFO를 역임하고 나서 현재 도이체방크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자인과 피첸 두 CEO는 실적 부진과 수천 명대의 인원 감축 그리고 영업점 폐쇄 등으로 주주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앞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두 CEO는 10년래 최저 수준의 지지율로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해 연례회의에서는 투자자의 89%가 은행 경영성과에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올해는 투자자들이 은행의 수익증가율, 금융 규제 강화에 따른 벌금,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불신을 나타내며 지지율은 한없이 곤두박질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 공동 CEO의 퇴진이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4월 도이체방크는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리보(Libor) 조작 혐의와 관련해 25억 달러(약 2조7820억원)의 벌금을 냈다. 또 최근에는 외환시장 환율 조작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여기에 금융위기 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들이 미국 사업을 포기한 것에 따라 미국 내 투자은행 업무를 강화했으나 그마저 실패해 사업이 오히려 축소됐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러시아 고객에 의한 돈세탁 혐의로 내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은 지난 4년여 간 총 60억 달러의 거래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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